군대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어서 책을 나름 많이 읽었었는데 전역한 후에는 더 재밌는 것이 많아서 책을 읽지 않은 지 어언 1년 반이 지났었다. 그런데 이번에 개척 독서클럽이라는 계기로 오랜만에 다시 책을 집게 되었다. 평소에 자기개발서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다. 당연한 말을 해주는 책,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책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 같다(이 책에서 말하는 바에 따르면 일종의 자의식이다). 그래서 소설이나 여행서, 지식을 탐구하는 책을 주로 읽었었는데, 우리 독서클럽에서는 처음부터 이 ‘역행자’라는 자기개발서를 읽기로 하고 모인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선택지 없이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은 후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바뀌었다고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20살 초반까지 흙수저 오타쿠 루저로 살던 저자(자청;자수성가 청년)가 30대 초반에는 일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월 1억씩 버는 자동 수익을 완성한 경험으로부터 깨달은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즉,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방법을 7단계로 나누어서 소개한다. 첫 번째, 자의식 해체, 자의식 해체는 자신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객관적으로 자신과 자신의 기분 변화를 바라보고, 남 탓을 하지 않고 인정하고 배울 것은 배우면서 열등감을 해소하고 변화의 계기로 삼기 위한 액션 플랜을 만드는 단계이다. 첫 단계이지만 나는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수십 년간 살아온 사고방식과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도 현재 벌써 3학년 2학기이지만(심지어 1년 재수를 했다!) 제대로 코딩을 경험이 없고 능력도 없다. 두 번째 단계는 정체성 만들기이다. 정체성 만들기란, 앞서 자의식을 해체했으니, 이제 앞으로 어떻게, 무엇으로 살아갈지 본인에게 암시를 거는 단계이다. 예를 들어 ‘나는 기업들이 여기저기서 부르는 백엔드 개발자가 될 거야!’라고 정체성을 만들면 백엔드 개발에 관한 책을 10권 이상 독파하면서 그 분야에 집중시키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님으로써 나를 궁지에 몰아넣어서, 부끄럽지 않으려면 그에 관한 공부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들거나 백엔드 개발 관련 스터디같은 집단에 들어가서 집단 무의식을 형성하여 나를 그 분야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유전자 오작동 극복이다. 호모사피엔스가 어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를 거쳐 영장류로 가치 쳐지며 진화했듯이 인간의 뇌 역시 여러 단계를 거치며 생존을 위해 진화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뇌 위에 새로운 버전이 업데이트되듯이 진화하여서 수많은 오류가 존재한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것을 꺼리고 기존의 안정적인 것들만 추구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는 대충대충 처리 하려 하는 가성비 최고의 운영체제를 탑재함으로써 살아남았다. 하지만 현재는 이것이 큰 문제이다. 당장 편한 것만 추구하려 하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지 않음으로써 돈을 벌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네 번째 단계는 뇌 자동화이다. 쉽게 말해 똑똑해지는 방법이다. 한 번 똑똑해지면 이것이 복리가 되어 지능이 눈덩이 자동으로 높아진다고 한다. 똑똑해지는 방법으로는 1, 책을 매일 읽고 글을 쓴다. 2, 인생을 살며 의사 결정을 할 때 장기적인 수를 둔다. 3, 안 쓰던 뇌를 자극한다(안 가본 길 가보기, 충분한 수면). 이를 통해 뇌가 최적화(똑똑해지면)가 되면 앞으로의 배움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는 역행자의 지식이다. 다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1, 기버이론 : 역행자는 1을 받으면 2를 준다. 2, 확률게임 : 역행자는 확률에만 배팅한다. 3, 타이탄의 도구 : 소소한 능력 여러 개를 익히면 특별한 존재가 된다. 4, 메타인지 : 내가 뭔가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는 능력. 5. 실행력과 관성 : 실전 경험과 시행착오가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책을 읽고 머리를 좋게 만들어봤자 의미가 없다. 바로 실행하고, 실패해도, 다시 실행하라. 여섯 번째는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를 가르쳐 준다. 우선 돈을 버는 원리는 상대를 편하게 해주거나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둘 중 하나이다. 이를 잘 알고 있고, 경제적 자유를 위한 공부법과 개인에 따라 다른 환경별로 공부법을 알려준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역행자의 쳇바퀴이다. 인간이 시지프스와 같이 불행해지는 이유는 성장하는 방법을 모르고, 자원에 대한 압박을 받고, 성장이 멈춰 열등감이 반복적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것들을 잘 이해하고 해결하면 된다. 이 역행자의 7단계 모델을 따르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현재 나는 컴퓨터과학과를 3학년 재학 중이기 때문에 전공 공부를 하기에 바빠서 책에 나온 것처럼 매일 하루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이 또한 자의식 해체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유전자 오작동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독서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큐브를 전혀 맞출 줄 모른다. 왜냐하면 한 번도 그에 대해 제대로 관심을 두고 큐브를 맞춰 보고 싶다는 결심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큐브에 관한 책만 몇 권 읽는다면 큐브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그리고 자의식 해체의 강점과 유전자 오작동의 문제점을 본 책의 쉬운 예시들로 알아가고, 그릇된 선택을 줄여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지금 당장도 밥을 먹고 배부르고 식곤증이 몰려와서 그래도 침대에 누워 자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유전자 오작동임을 인지하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런 사소해 보이지만 어려운 선택을 늘려나가며, 역행자 7단계 모델을 하나씩 수행해가면서 성취하는 기쁨을 느끼며 역행자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든다. 이렇게 쉽지만, 깨우치기 어려운 인생의 공략법을 소개해준 저자와 공략집을 읽게 해준 우리 역행자 개척 독서 클럽에 감사한다.
2022.09.28. WED
독후감 [손원평 - 튜브] 지금 서 있는 바로 그 자리부터 다시 시작하라 (0) | 2022.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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